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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생각> 증가하는 반려동물 가구 수, 반려동물과 함께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25-08-01

<MZ 생각>

증가하는 반려동물 가구 수,

반려동물과 함께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202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약 620만 가구에 달한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1/4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이제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펫코노미(Pet+Economy), 즉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료나 간식은 기본이고, , 유모차, 장난감 등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용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반려동물 미용실, 유치원, 호텔은 물론이고,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동물병원과 장례식장 등 사람 못지않은 서비스들이 생겨난다. 이어 반려동물 전용 보험 상품이 출시되고, 금융권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적금이나 신용카드까지 출시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 역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면서 내 옷을 사는 것엔 별 관심이 없지만, 강아지 옷을 사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려동물 쇼핑몰에 들어간다. 옷방엔 몇 벌 안 되는 내 칙칙한 옷보다 예쁜 강아지 옷들이 더 많이 걸려 있다. 강아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펫보험 상담도 받아봤고, 강아지의 편의를 위해 100만원이 훌쩍 넘는 유모차를 고민 없이 구매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변화한 반려동물 문화를 자연스레 따라가며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 환경에도 변화가 생긴다. 과거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늘어나고, 심지어 반려동물 친화적인 설계를 적용한 주택까지 등장했다. 반려동물 놀이터나 목욕 시설 등을 갖춘 아파트 단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가 문화도 변화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반려동물을 두고 여행을 가거나 외식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근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카페, 식당, 숙박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나 행사도 자주 열리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여가활동에도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반려동물을 재산이 아닌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법적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국내외 판결들이 나왔다. 국내 법원은 남편과 자녀를 모두 잃고 홀로 반려견에게 의지하던 60대 여성이 옆집 개의 공격으로 반려견이 다치자, 반려견 치료비 전액과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반려견이 단순한 재산을 넘어선 가족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산책 중이던 반려동물이 신호위반 차량으로 인해 사망하자, 보호자는 가해 운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법률상 반려동물은 '재산'으로 분류되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어려웠지만, 뉴욕주 1심 법원에서 "반려견이 직계가족으로 간주될 수 없다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허용했다. 이러한 국내외 판례들을 봤을 때, 현대인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정서적인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법적으로도 반려동물이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가족'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회의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반려동물 가구 증가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건 아니다. 반려동물 유기 문제나 소음, 위생 문제 등 사회적 갈등도 발생한다.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이나 맹견으로 인한 사고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선 공존을 위한 작은 실천과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책임지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공존은 더 따뜻한 미래를 만들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생각으로 더 성숙한 일상을 만들어가자.

 

생산2(정읍) 임형준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