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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사라지기에 더 절실해진 계절

제철 코어로 나만의 계절 즐기기

2025-11-03


계절을 온전히 즐기는 ‘제철 코어’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어는 ‘핵심’이나 ‘중심’을 뜻하는데,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특정한 정체성이나 스타일, 취향을 나타내는 뜻으로 코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제철 코어’는 알맞은 때를 뜻하는 ‘제철’과 핵심을 뜻하는 ‘코어(Core)’가 합쳐진 단어이다. 특정 계절에만 가능한 먹거리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흐름을 뜻하는데, 기후 변화로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지금이 아니면 못 먹는다’라는 위기감, 희소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사라지는 계절을 붙잡고 싶어 하면서 음식을 통해서나마 사계절을 즐기려고 한다.

 

‘제철코어’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식음료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제철음식’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물 수가 30.5만 건을 넘어서는 등 제철 음식 인증은 MZ세대에게 있어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제철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도 있지만 그 계절만의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서, 물건이나 서비스가 주는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험 중심 소비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아니면 못 즐기는, 나만의 계절을 사는 게 소비의 핵심이 된 것이다.

 

이에 맞춰 식품업계도 제철 식재료의 신선함과 색감, 맛을 살린 이색 제품을 선보이는 등 기획·개발 단계부터 제철코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 계절만이 줄 수 있는 감정, 분위기, 스토리, 감각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콘텐츠나 소비 제안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름에는 수박과 자두, 가을에는 고구마와 밤 등을 활용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제철 코어 전문관’을 열어 매달 계절의 신선함을 강조하는 제품들은 선보이고 있고, 외식업계·패스트푸드 업체, 유통업계도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철코어는 식탁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식음료는 물론 패션과 출판,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특정 과일 종류와 패션 품목을 결합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올 여름 가장 주목받은 식품은 ‘토마토’였다. 티셔츠부터 키링(열쇠고리), 휴대폰 케이스, 지갑, 파우치, 네일아트까지 확산했다. 출판계에서는 계절을 배경으로 한 시집이나 동화를 모아 선보이는 큐레이션(우수한 작품을 뽑아 전시하는 것)이 늘었다. 지나가는 계절을 놓치지 않고 싶다는 욕구가 독서 취향에도 반영되고 있다. 뷰티 업계는 계절 과일과 식물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기도, 계절에 어울리는 무드 인테리어를 강조하는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제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계절이 곧 콘텐츠가 되는 시대, 개성이 중요한 MZ세대는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철코어를 활용하고 있다. 음식에서 출발해 뷰티, 패션, 인테리어, 여행 등으로 확장되며 계절의 순간을 축제처럼 즐기는 이 제철코어는, 제철의 맛과 스토리가 어우러진 제철의 산업화로 나아갈 전망이다. 우리에게 맞닿아 있는 지금 이 계절을, 놓치지 말고 진하게 즐겨보자.

 

사내기자 | 김유리 대리